필기구에 대한 애착이 있었다. 요즘은 그렇지 않지만 한때 문구점에 가면 노트와 볼펜을 꼭 둘러보고 맘에 드는 것을 골라 구입했다. 필요해서 산 것이 아니라 우선 사놓고 언젠가는 쓸 것이라고 생각했다. 충동구매이기도 하고 아니면 글쓰기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해서 필기구를 사는 것으로 그 욕구를 대신 충족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빈노트는 언젠가 글씨로 가득 찰 것이라고 상상한다. 빈노트를 사는 것은 아직 쓰여지지 않은 글을 사는 것이다. 색연필은 언젠가 흰 도화지에 점과 선으로 변하고 의미있는 색깔과 감정을 가지게 될 것이다. 색깔은 감정을 자극한다. 색깔은 빛이다. 빛은 생명을 만든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것은 창작이고 창작은 생명을 창조하는 일이다. 오늘은 글이 꿈꾸듯이 써진다. 늘 그랬으면 좋..
산문과 시
2018. 10. 22. 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