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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과 시

돼지저금통과 바나나

무니muni 2019. 1. 4. 21:27

어렸을 때의 일이다. 

부모님이 이혼을 하시고 나와 동생은 고모집에 맡겨졌다. 학교도 가지 않고 하루종일 놀았다.

어느날 사촌의 방에서 돼지저금통을 발견했다. 안에는 돈이 가득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저금통에서 돈을 꺼냈다. 돈을 어렵게 꺼낸 뒤에 동생과 함께 시장으로 가서 그 돈으로 바나나를 샀다. 그 당시에 바나나는 아주 비싸고 귀한 과일이었다. 

그때 사촌과 고모는 저금통이 털렸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를 혼내지 않았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우리가 불쌍해서 그랬을까.

저녁에 슈퍼마켓에서 바나나를 한 무더기 샀다. 한 개를 까서 먹었다. 달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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