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빛이 회색이다. 마당이 젖어있다. 밤새 온 비가 마르지 않았다. 화단 옆에 쓰러져 있던 하얀 우산을 주워서 벽에 걸어놓는다. 골목길을 꺽어지는데 검은색 택시가 옆을 지나간다. 어제는 택시가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택시의 파업에 대해서 시민들의 반응은 무관심과 냉소인 것 같다. 오래된 중국음식점에 갔다. 건물이 낡았다. 주인 할아버지도 나이가 많아 보인다. 40년 된 식당이라고 한다. 볶음밥이 나왔는데 밥 양이 다른 곳의 두 배는 된다. 집에서 만든 것 같은 맛이다. 짬뽕은 콩나물, 당근 채썰은 것, 호박, 신선한 해물이 들어 있어 국물이 맑고 약간 매운맛이 난다. 집에서 끊인 해물탕맛이 난다. 주방에는 할머니와 남자 한 사람이 일하고 있다. 할아버지가 고개를 주방 안쪽으로 들이밀고 주문을 외친다. ..
쉬는 날이다. 이 달의 근무일수를 다시 조정했다. 주당 근무 시간을 50시간 이하로 조정했다. 오히려 잘 됐다. 근무시간이 너무 길어서 조금 걱정이었다.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는 날이어서 배낭에 책을 넣고 집에서 나왔다. 걸어서 거리를 가는데 자동차 소리가 시끄럽게 들렸다. 도시의 가장 큰 소음은 자동차 소리다. 자동차 소리만 아니면 조용할텐데. 만약 모든 차가 전기차로 바뀌면 지금보다는 조용한 거리가 될 것도 같다. 무인자동차가 도입되면 건널목에서 사람을 무시하고 지나가는 차도 덜 생길 것이다. 도서관 가기 전에 식당에 들러서 밥을 먹었다. 비빔국수와 멸치국수와 김밥 한 줄을 주문했다. 김밥이 먼저 나와서 김밥을 먹는데 간이 좀 센 느낌이다. 깍두기와 김치가 반찬으로 나왔다. 빨간 것이 먹음직스럽다.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