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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택시 8

무니muni 2018. 8. 10. 18:49

오전 11시, 서귀포시에서 제주시로 돌아가려고 차를 몰아 가고 있었다.

호출이 왔다. 함덕해수욕장 행이다. 호출을 수락하고 승객이 있는 장소로 갔다.

해장국집 앞이다.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젊은 여자가 택시로 다가왔다. 차 트렁크에 캐리어를 힘겹게 넣고

여자는 옆자리에 앉았다.

"안녕하세요."

난 옆자리에 승객이 앉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신경쓰이고 부담스럽고 운전에 방해된다.

그렇다고 앉지마라고 말할 수도 없고.

여자의 전화벨이 울리고 전화를 받는다. 어떤 남자와 통화한다.


남자: 어디야?

여자: 함덕으로 택시 타고 가는 중이야.

남자: 함덕엔 왜 가는데?

여자: 숙소를 함덕에 잡았으니까, 왜 그렇게 캐묻는데?

남자: 왜 먼저 나갔어?

여자: 깨워도 안일어 나니까.

남자: 밥은 먹었어?

여자: 해장국 먹었어.

남자: 근데, 혼자 그렇게 가버리면 어떻게?

여자: 먼데? 하루밤 같이 잤다고 부부가 된 줄 아나? 아침에 일어나면 남남이지 왜 이렇게 귀찮게 해? 함덕으로 찾아 오던지 말던지 마음대로 해!


여자는 전화를 끊는다. 이내 여자는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깊은 잠에 빠졌다.

참 쿨한 여자다.


연인들이 택시를 타면 뒷자리에서 별일이 다벌어진다. 난 되도록 신경을 안쓰려고 노력하지만 그게 되나. 특히나 술먹고 밤에 타는 연인들은 애정표현에 거침이 없다.


연인이 항상 사이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 여행지에서 대판 싸우고 아예 혼자 집으로 돌아가는 여자도 봤다.

렌트카 앞에서 남자와 여자가 다투고 있다. 젊은 남녀다. 여자가 화가 많이 났다. 남자에게 계속 뭐라 말한다. 결국 여자 혼자 택시에 탄다. 남자는 황당한 얼굴로 쳐다보고 서있다.

"공항으로 가주세요."

여자에게서는 술냄새가 난다. 대낮인데 술에 취했다.

전화벨이 울린다.

"미안하다고? 넌 항상 그런식이지...뭘 잘못했는데?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면서 뭐가 미안하다는 거야! 난 갈거야. 끊어."

여자는 화가 풀리지 않는다.

공항에서 여자는 내리고 황급히 출입문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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