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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과 시

길고양이, 미노는 어디갔나?

무니muni 2018. 10. 29. 21:14

요즘은 어미 고양이 미노가 안보이고 아들 민수가 매일 와서 밥을 달라고 보챈다. 그러다가 옆집 동생 고양이를 데리고 나타났다. 담장 위에 앉아 있는 녀석이다. 약간 슬픈 얼굴이다. 꽃님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민수는 성깔이 있고 다급한 성격이다. 밥을 줄 때까지 계속 소리를 지르며 쫓아다닌다. 지가 상전인줄 안다.

길고양이지만 이젠 집고양이처럼 집을 떠나지 않고 계속 근처에 있는다. 그러다 며칠 밥을 주지 않으면 더이상 오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가버린다. 매정한 녀석들이다. 다시 불러오는 것은 쉽다. 밥을 내놓으면 어떻게 알고 다시 온다. 그들은 인간을 밥주는 기계로 본다. 감정도 없다. 나도 감정없이 대하기로 한다. 감정은 상처를 남긴다.

우리집에 남는 고기가 있으니 주는거야. 이놈들 육식이라 고기만 먹는다. 요즘 우리집에 고기가 남으니 이녀석들도 포식한다. 주인을 잘 만나는 것도 운이다. 그런데 니 어미 미노는 요즘 안보이네. 항상 같이 다니더니. 다 컸다고 생각하고 떠난 거니? 어미도 냉정하다. 모든 생존방법을 전수하고 떠나버렸다. 

이제는 동생에게 생존법을 전수하는 중이다. 그들의 생존법은 잘 얻어먹는 것이다. 그들은 결국 인간이 없이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인간 없이 먹이를 구하는 법을 잊었다. 그래서 인간에게 잘 보이는 놈만 살아남는 것이다. 어미는 그 비법을 전수하고 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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