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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취미이자 특기 중 하나가 뜨개질이다. 파리의 뜨개방은 어떻게 생겼을까? 파리 시청 근처에 있는 가게를 찾아갔다. 가게 이름은 La Droguerie Paris.

가게 안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주인은 손님들 상대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내는 신이 나서 물건을 이것저것 구경했다.

나의 털모자를 떠 주기로 하고 적당한 실과 바늘을 사서 가게를 나왔다. 아내는 그날 저녁에 뚝딱하고 털모자를 짰다. 내가 보기에 뜨개질은 신기한 마술같이 보인다. 이 털모자를 다음날부터 쓰고 다녔다. 파란 목도리는 샹제리제 거리의 어느 상점에서 산 것이고 회색 털모자는 아내가 만든 것이다.

파리에도 자유의 여신상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시뉴 섬(프랑스어: Île aux Cygnes)의 한쪽 끝에 있었다. 지하철역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갔는데 바람도 많이 불고 날씨도 춥고 사람도 없어 으스스했다.

우리가 이번 여행에서 꼭 가보기로 한 곳이 미술관, 박물관, 도서관, 서점이다. 길을 가다가 서점을 만나면 꼭 들어가본다. 도서관도 빼놓지 않고 들른다.
프랑스 국립 도서관을 찾아갔다.

규모가 꽤 큰 현대식 건물이다. 안으로 들어갔다.

열람실 안에는 들어가기가 쑥스러워서 복도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책도 보고 핸드폰 충전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안내방송이 나오더니 갑자기 사람들이 우루루 도서관을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알고 보니 그날이 크리스마스 이브라서 일찍 폐관을 하는 것이었다. 이런, 좀더 시간을 보내고 싶었는데 아쉽게 됐다.

도서관을 나와서 근처 음식점으로 가서 먹을 것도 먹고 시간도 보내기로 했다.

아내는 어린왕자 영어판을 열심히 읽는다. 프랑스어판은 조금 읽다가 포기했다. 어디 앉으면 이제 이 책을 펼친다. 유럽여행하는 동안 다 읽을 거라고 한다.
자유의 여신상 근처 카페에서도 몸도 녹일 겸 커피 한 잔과 함께 독서를 한다. 이 카페는 화장실이 급해서 들어가게 된 곳이다. 이왕 들어왔으니 커피 한 잔 하며 여유있게 쉰다. 파리에서 인상적이었던 것 중에는 카페나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EXKI라는 저 음식점에서 있었던 일이다. 옆 테이블에 프랑스인 중년남녀가 앉았는데, (옆 테이블이 아주 가까웠다.) 두 사람이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언젠가부터 여자가 졸기 시작했다. 우리가 그 광경을 쳐다보다가 남자와 눈이 마주쳤는데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우리도 미소로 화답했다. 남자는 여자가 잠에서 깨어날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 여자가 잠에서 깨어나자 다시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내가 놀랬던 것은 남자와 눈이 마주쳤을 때 그가 내게 보여줬던 태도였다. 난 언제 저런 태도를 가질 수 있을까.

크리스마스 이브니까 파티를 해야지. 빵집에서 무스케익과 마카롱을 사고 술은 샴페인을 샀다.

오늘도 한 잔 해야지.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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