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계속 춥다. 구름이 하늘을 모두 가리고 있다. 그래서 더 춥다. 점심엔 근처 국수집에 갔다. 멸치국수가 유명한 현지인 맛집인데 역시 소문대로 맛있었다. 멸치국물이 진했다. 가격도 다른 식당보다 저렴했다. 그래서 더 인기가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손님들도 꾸준히 들어왔다.식당에서 나와서 공원으로 걸어갔다. 걸으면서도 약간 졸린 느낌이 든다.집에 와서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원두을 갈아서 드립한다. 커피맛은 1차로 좋은 원두가 결정한다. 드립하는 방법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것이 두번째 맛의 비밀이다.정신이 차츰 맑아진다. 커피없이 정신도 없다.
추위가 매섭다. 두꺼운 옷으로 몸을 감싼다. 체온을 보호한다. 자가용으로 출근했다. 감기 때문이다. 감기가 낫거나 날씨가 풀리면 다시 자전거로 출근할 것이다. 자동차보험을 갱신했다. 이번에는 보험설계사를 거치지 않고 온라인으로 가입했다. 가격은 작년보다 이십만원이 저렴하다. 이것 때문에 놀랬다. 그동안 나는 보험설계사에게 그냥 묻지도 않고 맡겼다. 보험료가 올라서 그렇다고 말하면 그런줄 알았다.온라인 보험 가입이 쉬워지면 보험설계사는 점점 사라져 갈 것이다. 실업자가 더 늘어나겠다.
PORTRAITS OF KING JUAN CARLOS AND QUEEN SOFIA AT THE MUSEO THYSSEN-BORNEMISZA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에 갔다. 위 두 그림은 미술관 초입에 있는 스페인 국왕 부부의 초상화다. 왕의 기운을 좀 받아보자. 내 어깨에 매달린 하늘색 장바구니가 웃기다.Portrait of Baron H.H. Thyssen-Bornemisza 1987, Portrait of Baroness Thyssen-Bornemisza 1988-1989. Ricardo Macarrón, Madrid 1926 - Riaza 2004. Collection Carmen Thyssen-Bornemisza.위의 그림은 티센 보르네미사 부부의 초상화다. 국왕 부부의 초상화는 차분하고 점잔은 톤..
첫눈이 온다. 하늘에서 하얀 눈이 쏟아져 내려온다. 바람이 세게 휘몰아치니 눈발이 옆으로 날린다. 굵은눈이었다가 싸라기눈으로 바뀌었다가 수시로 눈의 굵기와 모양이 바뀐다. 바닥에 떨어져 녹아서 물이 된다. 나뭇잎에 쌓인 눈은 조금 더 오래 하얀색을 유지하다가 투명한 액체로 변한다.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고 오는 길에 음식점에 들러 늦은 점심밥을 먹었다. 수제비와 칼국수를 먹었다. 바지락 조개와 건새우로 맛을 낸 항아리 수제비와 김치가 들어간 얼큰 칼국수다. 얼큰 칼국수는 많이 맵고 수제비는 청양고추가 들어있어 약간 매웠다.스파트폰에 새로운 이북앱을 설치했다. 한 달에 일정 이용료를 내면 무제한 이북을 읽을 수 있다는데 정말 그렇다면 획기적이다. 한 달간 무료기간이니 써보면 알 것이다. 듣기 기능도 있으니 책..
감기가 조금 누그러진 느낌이다. 어제보다 콧물이 덜 나온다. 회복되고 있다. 두통도 거의 사라졌다. 다행이다. 생각보다는 감기가 짧은 기간 지나간다. 오늘은 배즙을 5봉지나 마셨다. 배즙의 효과인지도 모르겠다.오전엔 서 있는 것이 힘들었다. 조금전에 마신 커피 때문일까. 정신이 맑다. 오전엔 비몽사몽이었다. 커피없이 정신을 차리기 힘들다. 카페인 중독이 심하다. 그렇다고 커피를 끊을 수도 없다. 그럴필요도 못느낀다. 흐릿한 정신으로 아무것도 못하는 것은 혼수상태의 상황이다. 그건 죽음과도 같다.
식당 이름이 특이하다. 제주에서 첫번째. 무엇이 첫번째라는 말일까? 맛? 다음에 가면 식당 이름을 왜 이렇게 지었는지 물어보고 싶다. 간단하게 한식이 먹고싶을 때 가끔 가는 집이다. 나이드신 주인 내외 두분이 운영하는 작은 식당이다. 집밥 느낌나는 밥과 반찬이다. 순두부찌개를 주문했다. 나는 순한맛으로, 아내는 매운맛으로. 순한맛은 매운맛이 전혀 없어서 좀 심심하다. 나도 매운맛에 중독된 모양이다. 우리가 밥을 먹는 동안 다른 손님이 오지 않는다. 이런적은 처음이다. 항상 한 두 테이블은 손님이 있었는데. 식당에서 나와서 집까지 천천히 걸어갔다.
바르셀로나를 떠나서 마드리드로 향했다. 우리의 여행은 계획없이 즉흥적으로 이루어졌다. 마드리드에 유명한 미술관이 있다는 이유로 마드리드를 다음 목적지로 정했다. 마드리드 바하라스 공항 터미널 4에 내리면 먼저 천정의 유려한 곡선에 시선이 사로잡힌다. 나는 가우디가 생각났다. 지하철을 타고 숙소를 찾아가는 중에 문제가 생겼다. 환승을 하려고 기차를 기다리는데 한참이 지나도 기차가 오지 않는다. 그런데 기다리던 사람들이 웅성거리면서 다른 플렛폼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스페인어로 안내방송이 나오는데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눈치껏 행동하기로 했다. 사람들을 따라가서 기다리다가 오는 기차에 탑승했다. 지하철에서 내려서 숙소를 찾는데 이상하게 숙소를 찾을 수가 없다. 엉뚱한 곳에 내린 것이다. 밤이라서 거리는..
하늘빛이 회색이다. 마당이 젖어있다. 밤새 온 비가 마르지 않았다. 화단 옆에 쓰러져 있던 하얀 우산을 주워서 벽에 걸어놓는다. 골목길을 꺽어지는데 검은색 택시가 옆을 지나간다. 어제는 택시가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택시의 파업에 대해서 시민들의 반응은 무관심과 냉소인 것 같다. 오래된 중국음식점에 갔다. 건물이 낡았다. 주인 할아버지도 나이가 많아 보인다. 40년 된 식당이라고 한다. 볶음밥이 나왔는데 밥 양이 다른 곳의 두 배는 된다. 집에서 만든 것 같은 맛이다. 짬뽕은 콩나물, 당근 채썰은 것, 호박, 신선한 해물이 들어 있어 국물이 맑고 약간 매운맛이 난다. 집에서 끊인 해물탕맛이 난다. 주방에는 할머니와 남자 한 사람이 일하고 있다. 할아버지가 고개를 주방 안쪽으로 들이밀고 주문을 외친다. ..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 다시 갔다. 성당 내부를 관람하기 위해 한 시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렸다. 내부에 들어서자 웅장한 뼈들의 숲이 펼쳐졌다. 거대한 동물의 체내에 들어온 듯하기도 하고 울창한 숲속에 들어온 것같기도 하다. 다양한 모양의 면과 선들로 이루어진 벽과 기둥, 불과 태양 모양의 조명. 붉은 색과 푸른색의 스테인 글라스. 허공에 매달린 예수십자가상. 지하의 성당에서는 미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양한 모양의 나뭇잎으로 장식된 성당입구의 철대문. 예수 수난을 형상화한 조각품.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입장료는 성당을 건축하는 건축비로 쓰인다고 한다. 우리도 이 성당을 건축하는데 일조한 셈이다. 가우디가 바르셀로나 건축학교를 졸업할 때 학장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내가 이 졸업장을 천재에게 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