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어미 고양이 미노가 안보이고 아들 민수가 매일 와서 밥을 달라고 보챈다. 그러다가 옆집 동생 고양이를 데리고 나타났다. 담장 위에 앉아 있는 녀석이다. 약간 슬픈 얼굴이다. 꽃님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민수는 성깔이 있고 다급한 성격이다. 밥을 줄 때까지 계속 소리를 지르며 쫓아다닌다. 지가 상전인줄 안다.길고양이지만 이젠 집고양이처럼 집을 떠나지 않고 계속 근처에 있는다. 그러다 며칠 밥을 주지 않으면 더이상 오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가버린다. 매정한 녀석들이다. 다시 불러오는 것은 쉽다. 밥을 내놓으면 어떻게 알고 다시 온다. 그들은 인간을 밥주는 기계로 본다. 감정도 없다. 나도 감정없이 대하기로 한다. 감정은 상처를 남긴다.우리집에 남는 고기가 있으니 주는거야. 이놈들 육식이라 고기만 먹는다...
길고양이 미노, 우리집에 가끔 오는 길고양이인데 이름을 '미노'라고 부르기로 했다.한번은 먹이를 줬는데 먹지 않고 먹이를 지키며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후에 새끼로 보이는 녀석이 나타나서 먹이를 먹는 것을 봤다. 새끼는 겁이 많아서 우리가 가까이 가면 멀찌감치 달아난다. 이 녀석은 사람들에게 얻어먹기는 힘들어 보인다. 미노는 우리가 가까이 가도 가만히 지켜본다. 신뢰가 쌓인 것이다.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처음 이곳으로 이사 온 날, 미노는 우리를 보자 으르렁거리며 경계를 했었다. 그래서 매일 먹이를 문 앞에 두는 일을 한 지 얼마가 지나자 때가 되면 문 앞에 와서 먹이를 기다렸다. 상대가 원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주면 친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