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공원에 산책을 나갔는데 어느 학원 단체에서 행사를 하고 있었다. 아이들과 학부모 등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 아이들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고 둘러보니 잘 그린 그림들이 눈에 뛴다. 아이들의 작품이지만 색깔이나 표현력, 상상력이 자유로웠다. 나도 학생 때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는데 요즘은 그림을 그릴 시간도 여유도 나지 않는다. 저런 표현력도 없는 것 같다. 집중력도 떨어진다. 요즘은 그저 글쓰기만 하고 있다.그림 속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것이 보인다. 나는 글쓰기로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연습을 하고 있다. 글쓰기든 그림이든 자신을 표현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해 보인다.그림으로 아이들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고 나는 이야기로 그림을 그린다.
스페인 바르셀로네타 해변의 어느 건물. 겨울이어도 햇살이 따뜻했던 지중해 해변 도시, 바르셀로나. 해변 모래사장에 앉아 샹그리아를 마시며 바다를 바라보고 책을 읽곤 했다. 덴마크의 코펜하겐 시청사 구석에 있는 안데르센 동상. 안데르센은 하늘을 돌아다보고 있다. 무얼 보고 있는 것일까? 현실에 발을 디디고 있지만 눈은 저 먼 곳을 향하고 있다. 키에르케고르 동상, 우울한 모습의 고독한 철학자,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길이라는 말을 남긴 사람. 희망을 가진다고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죽음 앞에서 인생은 허망하고 무력할 수밖에 없다. 살아있는 동안은 잘 살아야겠다는 희망을 갖고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삶은 긍정의 에너지로 상승한다. 재미있는 자화상, 나의 모습을 그렸는데, 정말 나를 닮았다. 못그린 그림같지만..
길고양이 미노, 우리집에 가끔 오는 길고양이인데 이름을 '미노'라고 부르기로 했다.한번은 먹이를 줬는데 먹지 않고 먹이를 지키며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후에 새끼로 보이는 녀석이 나타나서 먹이를 먹는 것을 봤다. 새끼는 겁이 많아서 우리가 가까이 가면 멀찌감치 달아난다. 이 녀석은 사람들에게 얻어먹기는 힘들어 보인다. 미노는 우리가 가까이 가도 가만히 지켜본다. 신뢰가 쌓인 것이다.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처음 이곳으로 이사 온 날, 미노는 우리를 보자 으르렁거리며 경계를 했었다. 그래서 매일 먹이를 문 앞에 두는 일을 한 지 얼마가 지나자 때가 되면 문 앞에 와서 먹이를 기다렸다. 상대가 원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주면 친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