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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있는듯 없는듯


위대한 사람은 항상 도를 따른다.

도는 있는 듯 없는 듯하다.

없는 듯 있으면서 형상이 있다.

있는 듯 없으면서 실체가 있다.

흐릿하고 어둡지만 그 가운데 본질이 있다.

그 본질은 진짜고 믿을 수 있다.

옛날부터 지금까지 그 이름이 사라지지 않으니

그것으로 우주의 시작을 본다.

우주의 시작을 내가 어떻게 아는가?

도에 의해서다.


孔德之容, 惟道是從. 道之爲物, 惟恍惟惚. 惚兮恍兮, 其中有象 ; 恍兮惚兮, 其中有物. 窈兮冥兮, 其中有精 ; 其精甚眞, 其中有信, 自古及今, 其名不去, 以閱衆甫. 吾何以知衆甫之狀哉? 以此.


노자가 말하는 도는 사실 애매하다. 뭐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고 상식과는 잘 안맞는 이상한 소리를 하기도 하고 그렇다. 내가 보기에 노자 도덕경은 소심한 은둔자의 철학이다. 말하기 수줍어하고 드러내기 두려워하고 소심하게 한마디씩 툭 던진다.

난 우주의 시작을 보았는가? 아니, 과학자들이 하는 말을 들었다. 인간의 본성을 아는가? 경험과 독서를 통해 조금 이해했을 뿐이다. 그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음… 이것이 항상 문제다.

어릴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사고를 많이 당하기도 하고 치기도 했다. 지금은 그때의 일이 이해가 된다. 내가 왜 그런 일을 당했는지, 왜 그렇게 했는지. 문제는 과거는 이해할 수 있지만 미래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나의 선택에 달려있는데 내가 어떤 선택을 할 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있었다. 어떤 젊은이가 나에게 욕을 하면서 대들었다. 난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그 젊은이는 내 사과에 만족을 했는지 더이상 욕을 하지 않고 자기 갈 길을 갔다. 나도 내 갈 길을 갔다. 나에게는 하나의 선택지가 더 있었다. 그 놈과 맞붙어 싸우는 것이었다. 내가 그 젊은이와 싸워서 이길 수 있을까? 때려눕히는 것이 이기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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