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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나와 아내는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떠났다. 여행을 떠나게 된 계기는 엉뚱하게도 TV예능 프로, ‘꽃보다 할배'였다. 이 방송을 보고 나서 느끼는 것이 많았다. 저렇게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들도 배낭여행을 떠나는데 우리도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떠나기로 결정을 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일정을 짜고 그에 따른 항공권, 기차표, 숙박을 예약했다. 이 과정이 사실 매우 힘들었다. 자유여행이다보니 모든 예약을 스스로 해야했다. 영어로 된 예약사이트에서 예약을 하려니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다.
한 달 동안 우편물을 받을 우편함을 준비했다. 안쓰던 세탁기를 우편함으로 쓰기로 했다. 수확한 사과가 가장 큰 걱정이었다. 창고와 하우스에 잘 쌓아 뒀지만 한 달 동안 잘 보관이 될 지가 걱정이었다. 추위에 얼 수도 있고 쥐가 다 먹을 수도 있는 환경이었다. 그러나 떠나기로 한 이상, 모든 걱정도 두고 가기로 했다. 어떻게 되든 그때가서 생각하자고 맘 먹었다. 집걱정은 집을 떠나는 순간 다 잊어 버렸다. 한국에서의 모든 일은 파리행 비행기에 탑승하는 순간 사라졌다.
12시간의 장시간 비행은 고역이었다. 좁은 공간에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시끄러운 비행기 소음과 불편한 의자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그래서 다음번 유럽여행부터는 저렴한 환승편을 이용하게 된다. 총비행시간은 많지만 두 번에 나눠서 탈 수 있으니 몸에는 부담이 덜 갔고 비행기 요금도 싸다.
처음 먹어보는 기내식은 공짜라는 생각에, 입맛도 없는데 꾸역꾸역 뱃속에 집어 넣었다. 하지만 이것은 내 몸에는 별로 좋지 않았다. 소화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서 요즘은 기내식을 먹지 않는다. 음료수만 마시니 몸이 훨씬 편하다. 요즘은 기내에서 영화도 보지 않고 음악을 듣는다. 영화를 보면 눈이 굉장히 피로해진다. 그래서 차라리 책을 보는 편이 낫다.
파리 샤를 드 골 공항에 도착했을 때의 분위기를 잊을 수가 없다. 알아들을 수 없는 낯선 언어가 사방에서 들려왔고 영화에서나 보던 외국인들이 내 앞을 걸어다니고 있었다. 눈에 보이는 글씨는 낯선 프랑스어였다. 이제부터 한국어는 소용이 없는 언어였다. 난 귀머거리와 벙어리가 된 느낌이었다. 아내는 냄새가 달랐다고 한다. 진한 향수 향기가 공기 중에 떠다니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숙소는 개선문과 에펠탑이 가까이 있는 곳이었다.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개선문으로 갔다. 개선문 주변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개선문 사진을 찍으며 첫 날의 여행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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