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저금통과 바나나
어렸을 때의 일이다. 부모님이 이혼을 하시고 나와 동생은 고모집에 맡겨졌다. 학교도 가지 않고 하루종일 놀았다.어느날 사촌의 방에서 돼지저금통을 발견했다. 안에는 돈이 가득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저금통에서 돈을 꺼냈다. 돈을 어렵게 꺼낸 뒤에 동생과 함께 시장으로 가서 그 돈으로 바나나를 샀다. 그 당시에 바나나는 아주 비싸고 귀한 과일이었다. 그때 사촌과 고모는 저금통이 털렸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를 혼내지 않았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우리가 불쌍해서 그랬을까.저녁에 슈퍼마켓에서 바나나를 한 무더기 샀다. 한 개를 까서 먹었다. 달콤하다.
산문과 시
2019. 1. 4. 21:27
20190104
일월의 네번째 날. 비온다. 햇님이 보이지 않는다. 파랑이를 타고 어느 대학교 앞 음식점에 갔다. 먼곳까지 점심밥을 먹으러 갔다. 시내 중심가를 통과해서 가는 길이 최단거리이지만 차가 막힐 것이다. 나는 외곽으로 돌아서 갔다. 방학기간이어서 학교 앞은 한산했다. 음식점에 들어가니 남자 한 사람이 식사 중이다. 외국인 여자 두 사람이 인사를 하며 맞이한다. 남자는 외국인 여자의 남편인 듯하다. 내가 그려본 이 집안의 내력은 이렇다. 남편은 외국인 여자를 아내로 맞이했고 아내는 자기가 살았던 나라에서 먹던 음식을 주제로 창업을 한 것이다. 한국말은 서툴렀다. 말하는 것을 들으니 심성은 착했다.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비가 한두 방울씩 차창에 맺힌다. 우산을 쓰고 공원에 나갔지만 한 바퀴도 돌지못하고 집..
산문과 시
2019. 1. 4. 2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