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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과 시

20181221

무니muni 2018. 12. 21. 18:30

하늘빛이 회색이다. 마당이 젖어있다. 밤새 온 비가 마르지 않았다. 화단 옆에 쓰러져 있던 하얀 우산을 주워서 벽에 걸어놓는다. 골목길을 꺽어지는데 검은색 택시가 옆을 지나간다. 어제는 택시가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택시의 파업에 대해서 시민들의 반응은 무관심과 냉소인 것 같다.
오래된 중국음식점에 갔다. 건물이 낡았다. 주인 할아버지도 나이가 많아 보인다. 40년 된 식당이라고 한다. 볶음밥이 나왔는데 밥 양이 다른 곳의 두 배는 된다. 집에서 만든 것 같은 맛이다. 짬뽕은 콩나물, 당근 채썰은 것, 호박, 신선한 해물이 들어 있어 국물이 맑고 약간 매운맛이 난다. 집에서 끊인 해물탕맛이 난다. 주방에는 할머니와 남자 한 사람이 일하고 있다. 할아버지가 고개를 주방 안쪽으로 들이밀고 주문을 외친다. 혼자 온 사람들은 볶음밥을 먹고 간다. 아마도 양이 많고 맛도 괜찮아서 그런 것 같다. 다섯 명의 가족 일행이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다양하게 주문을 한다. 탕수육, 잡채밥, 짜장, 짬뽕. 뒤이어 남자 두 사람이 들어와 주문을 한다. 탕수육, 간짜장, 볶음밥.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 중국집은 하루중 가장 바쁜 시간이다.
밥을 먹고 시내를 지나 공원으로 갔다. 날씨가 따뜻해서 산책하는 사람들이 여럿 보인다. 동백나무 아래는 붉은 꽃잎 그늘이 생겼다. 나무 아래에서 사진을 찍는다.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 하나가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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