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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에 들어가서 이런 메뉴판을 받으면 당황스럽다. 프랑스어를 하나도 모르니 뭘 시켜야 할 지 난감하다. 뭐 어쩔 수 없이 대충 시켰다.

햄버거는 먹을만 했는데 전통햄이라는 것은 짜서 도저히 다 먹을 수가 없었다. 빵과 같이 먹는데도 짜다. 너무 짜다.
낯선 도시에서 밥을 사먹는 것은 처음엔 결코 쉽지 않았다. 경험이 쌓여가면서 차츰 나아졌다. 여러번 해보면 요령이 생긴다.

크리스마스니까 성당에 가서 미사를 보기로 했다. 몽마르트 언덕에 있는 사크레쾨르 성당으로 갔다.

음악 소리가 인상적이었다. 커다란 공간을 울리는 음악소리는 뭔가 좀 더 다른 듯이 느껴졌다. 한국에서도 안 가던 성당을 파리에 와서 가다니, 별일이다.

사크레쾨르 성당에서는 파리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다. 공연하는 예술가들, 물건을 팔려는 흑형들을 뒤로 하고 영화 아밀리에의 배경으로 나온 카페를 찾아갔다. Cafe des Deux Moulins이다.

카페에 사람이 많다. 겨우 자리에 앉았는데 웨이터가 바빠서 주문을 하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당황한 나의 모습이 보인다. 저때는 내가 저랬다. 당황하고 어색해하고.

사크뢰쾨르 성당 옆에 작은 광장이 있는데 화가들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잘 그리는 화가도 있고 못 그리는 화가도 있다. 남자 화가도 있고 여자 화가도 있다. 그림을 그려서 생계유지가 되는지 하루에 얼마나 버는지 궁금한데 물어볼 수가 없다.

광장 바로 옆에 달리 미술관이 있다.

녹아내리는 시계, 시간이 흘러내리고 있다.

길을 가다가 카페 이름이 특이해서 멈췄다.
Les Philosophes(철학자), 철학자들의 카페인가?

이 카페 화장실에 가면 특이한 것이 있다. 화장실 거울에 이런 말이 써있다.

j'ai conscience, 나는 알고있다.

거울을 보며 생각한다. 난 뭘 알고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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