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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he 2

무니muni 2018. 11. 8. 21:22

그는 개구쟁이 아이였다. 천방지축 뛰어다니고 장난치는 말썽꾸러기 아이였다. 그는 어느날 집 근처에서 뛰어놀다가 뚝방 아래 개천으로 떨어졌다. 떨어질 때 잠시 하늘을 나는 기분이 들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 그는 울고 있고 눈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이마에서 피가 흘러 눈으로 자꾸 들어왔다. 뚝방 위를 올려다보니 사람들이 모여서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다. 누군가 줄을 타고 아래로 내려온다. 아이의 아버지다.

병원 수술대 위에 그는 누워있다. 두 팔을 간호사들이 잡고 있고 의사가 그의 이마를 실과 바늘로 꿰매고 있다. 아이는 고통 때문에 몸부림친다. 간호사들이 아이의 팔을 더 세게 붙잡는다. 수술실엔 아이의 고통 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린다. 그 방은 아이에게 너무 크다고 느껴진다.

아이는 육체적 고통이 무엇인지 실감한다. 살이 찢어지고 피가 난다는 것이 고통이라는 감각을 수반한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진다. 왜 아픈거지? 몸은 왜 아픔을 느끼는거야?

육체적 고통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고통도 있다는 것을 아이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고통 자체가 무엇인지는 몸으로 알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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