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 새벽 5시에 도착했다. 공항로비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잡아서 구글맵으로 숙소까지 가는 교통편을 검색했다. 숙소까지 가는데 한 번 교통편을 갈아타야 하는데 환승하는 곳을 찾지 못해서 한참을 헤맸다. 어렵게 어렵게 숙소까지 찾아와서 짐을 풀었다. 숙소는 학교 기숙사를 방학동안 호텔로 운영하는 곳이었다. 방에 책상과 책꽂이가 있는 것을 보니 학생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호텔 식당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아침을 먹고 시내로 나가서 여행책자도 사고 암스테르담 시티카드도 샀다. 이 카드가 있으면 모든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주요 미술관, 박물관, 운하 크루즈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암스테르담 센트랄 역에서 시티카드를 사고 반 고흐 미술관으로 향했다.반 고흐 미술관은 내부 촬..
2014년 12월 10일, 다시 여행을 떠나다.다시 겨울이 왔다. 농사짓는 사람에게 겨울은 농한기다. 그 당시 나는 농사를 짓고 있었다. 겨울에도 일을 하는 농부들이 있기는 하다. 도시로 나가 막노동을 하거나 다른 일거리를 찾거나 겨울에도 일할 수 있는 하우스농사를 짓거나, 그렇게 일년 내내 일을 하는 농부들도 있었다.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나도 물론 겨울에 할 일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다음해 농사를 위해서 해둬야 할 일이 있었다. 그러나 3개월의 겨울 중 한 달의 시간을 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다시 여행을 떠나려고 짐을 쌌다. 여행에 한번 맛들이면 헤어나올 수가 없다. 여행은 중독성이 강했다. 1년 내내 겨울만 기다렸다. 여행이 왜 그렇게 좋을까? 여행의 본질은 자유로움과 새로움이다. 여행의 ..
런던에서 유로스타를 타고 파리로 넘어왔다. 런던에서 파리까지 가는데 2시간 15분 정도 걸린다. 최고 속도 300km로 해저터널을 지나간다. 확실히 비행기보다 기차가 편하다. 추락의 공포도 없다.파리에서는 13구에 위치한 Hôtel Saint Charles에 머물렀다. 호텔 데스크에서 체크인하고 방으로 들어오니 창문 앞에 정원이 있고 겨울인데 장미가 피어있다.이 호텔은 파리 13구에 위치해서 시내에서는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데 주택가라서 조용했고 편안하게 잠을 잘 잔 호텔이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호텔 중에는 편안하게 잠드는 곳이 있고 불편하게 잠을 설치는 곳이 있다. 그래서 숙소를 선택하는 것이 어렵다. 미리 자볼 수가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호텔을 이용한 사람들의 후기를 꼭 참고해서 호텔을 선택..
전날 사치 갤러리(Saatchi Gallery, https://www.saatchigallery.com )도 관람을 했는데 대부분 현대미술이었다. 현대미술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사진을 한 장도 안찍은 것 같다. 사치갤러리 홈페이지에 가보니 비디오투어가 있어서 링크해본다. 직접 가보는 것보다는 못하지만 분위기라도 알 수 있다.https://www.saatchigallery.com/video_tours.php사치 갤러리 샵에서 기념 수첩을 샀는데 예쁘다.런던에서의 마지막날은 거리를 쏘다녔다. 템즈강변을 산책하고Waterstones 서점에 가서 책구경을 하고편한 소파에 앉아서 책을 읽기도 했다.정원 가꾸기에 관한 책이 따로 진열되어 있어서 영국사람들이 정원을 가꾸는데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테이트 모던(Tate Modern)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밀레니엄 다리(Millennium Bridge)를 건넜다. 밀레니엄 다리는 밀레니엄을 기념해서 2000년에 만든 다리라고 한다. 자동차는 다닐 수 없는, 사람들만 건널 수 있는 다리다. 그래서 너무 좋다.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다리는 여유롭게 건널 수가 없다.밀레니엄 다리를 지나면 세인트 폴 대성당으로 이어진다. 런던 시내를 한가로이 걸으면서 구경한다.처음으로 본 런던의 빨간 이층 버스다. 얼마나 신기했던지 버스를 배경으로 사진 찍어본다. 최근에 제주에도 파란색 이층 투어버스가 다닌다.템즈강변을 따라 걷다보니 타워 브리지(Tower Bridge)가 보인다. 런던의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타워브리지의 타워를 올라가려고 했는데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서 되..
여행 중에 가방을 잃어버리는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사건의 시작은 로마공항에서 시작된다. 로마 공항에서 런던으로 가기 위해 예약한 모나크 항공사에서 티켓발권 수속을 받던 중에 문제가 생겼다. 화물로 부치려던 캐리어의 무게가 미리 예약한 무게보다 초과된 것이다. 그래서 가방을 열어서 무거운 것들을 빼내서 다른 가방으로 옳기고 다시 무게를 재서 겨우 가방을 화물로 부칠 수 있었다. 이런 해프닝이 불행의 전조였다. 런던 공항에 도착하면 우선 입국할 때 입국신고서를 작성하고 간단하게 인터뷰를 하게 된다. 왜 왔는지, 직업은 무엇인지, 어디에 묵는지, 언제 떠날 것인지, 이런 질문들에 대답하느라 머리가 온통 지끈거렸는데, 가방을 찾으려고 기다리는데 우리 가방이 아무리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다. 결국 잃어버린 가방..
베른의 호텔에서 조식을 먹었다. 이젠 하루 세 끼를 양식을 먹어야 한다. 한식이 아직 그리운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음식에 적응해야 했다. 달걀에 무슨 짓을 한 것인지 껍질이 수박껍질처럼 보인다. 아침엔 크로와상과 커피, 과일쥬스, 스크램블 에그, 요거트, 과일, 이렇게 먹는다. 위에 부담스럽지 않고 든든하다. 여행은 걷는 것이 다반사라 아침밥을 든든히 먹어 두는 것이 좋다. 그러지 않으면 몸에 무리가 온다. 한번은 파리에서 아침에 길을 걷다가 현기증이 나서 쓰러질 뻔했다. 너무 무리했는지 몸에서 이상신호가 왔다. 그날은 하루종일 숙소에서 쉬었다.호텔에서 체크아웃하고 기차역으로 가는 길에 베른 시내에서 사진을 몇 장 더 찍었다.베른에서의 짧은 일정 탓에 많은 것을 보지 못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기차를 ..
파리에서의 17일간의 일정을 끝내고 다음은 스위스로 간다. 목적지는 체르마트인데 베른에서 1박을 하고 가는 여정이다. 한인민박집 이모들과는 어제 저녁에 미리 작별 인사를 했다. 17일 동안 매일 두 끼의 식사를 책임져 주느라 수고가 많으셨다. 약간의 팁을 담은 봉투를 전했다.TGV를 타기 위해서 파리 리옹역(Paris Gare de Lyon)으로 갔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새벽이라 하늘은 어둡고 조명은 건축물에 아름답게 비친다. 건물이 아름답다. 검색해보니 프랑스 건축가 Marius Toudoire의 작품이라고 구글이 알려준다.한국에서도 KTX를 타보지 못했다. 외국에 와서 고속열차를 처음 타봤다. 흔들림도 적고 소음도 없고 레일 위를 미끄러지듯이 달린다.베른에 도착해서는 숙소부터 찾아갔다.숙소는 깨끗..
퐁데자흐 PONT DES ARTS, 우리말로는 '예술의 다리'이다. 다리 난간에 사랑의 자물쇠를 채우는 것으로 유명한 다리다. 자물쇠에 서로의 이름을 쓰고 자물쇠를 채운 후에는 열쇠를 강물에 던져버린다. 이제 열쇠가 없으므로 사랑의 자물쇠는 영원히 풀 수 없다는 뜻이다. 저 때는 자물쇠를 파는 상인들이 다리 주변에 많았다. 그랬던 풍경이 지금은 사라졌다고 한다. 엄청난 자물쇠의 무게 때문에 다리가 붕괴될 위험에 처해서 자물쇠를 모두 없애고 자물쇠를 채우지 못하게 유리로 된 난간으로 모두 바꿨다고 한다. 사랑의 자물쇠는 이제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더이상 사랑의 자물쇠를 채울 수가 없다. 사진을 보니 TASCHEN 쇼핑백을 들고 있다. 저 쇼핑백은 타쉔 서점의 쇼핑백이다. 타쉔은 예술서적 전문 서점인데 흥미..
뤽상부르 공원 근처를 지나가다가 서점을 만났다. 서점 앞에 좌판을 벌려놓고 책을 전시했는데 우리가 파리에서 본 그림들이 죄다 들어있는 화집을 발견했다. 가격이 좀 비쌌지만 구입했다. 서점 주인 할아버지는 '메르시'가 한국말로 어떻게 말하는지 가르쳐 달라고 한다. 서점 주인은 우리에게 배운 한국말 '감사합니다'를 연거푸 외치며 우리와 헤어졌다. 나중에 루브르 박물관의 서점에서 똑같은 책을 더 싸게 파는 것을 보고는 약간 당했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덕분에 서점 주인과 안면도 트고 지날 때마다 이웃처럼 인사하고 지냈다. 저 화집이 엄청 무겁다. 저 책 때문에 여행가방이 항공사에서 분실되는 일도 생겼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저 책을 들고 인증사진 찍기.길바닥을 캔버스 삼아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있었는데 만화 캐릭..